كتاب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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المؤلف: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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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저편 언덕에 지게를 기둥삼아 낡은 거적이 하나를 덮어 놓은 것이 있고, 그 밑에는 어떤 행주치마 입고 얼굴에
주름잡힌 노파가 입술을 물고 괴로워하는 젊은 부인을 안고 앉았다. 풀물 묻은 잠방이 입은 젊은 남자는 상투 바람으로
우뚝 서서 바람에 날리려는 섬거적을 붙들고 있다. 이 귀작이(귀)가 들먹하면 이것을 누르고 저 귀작이가 들먹하면 저
것을 누른다.
노파에게 안긴 젊은 부인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는 듯이 몸을 비틀고 이따금 아이쿠 아이쿠 하고 소리를 친다. 그러할
때마다 노파는 더 힘껏 그 부인을 껴안아 주고 젊은 남자는 고개를 기울여 들여다본다.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흙을
밀어다가 노파의 몸을 섬삼아 좌우로 흘러내려간다. 노파와 젊은 부인의 치맛자락이 흙에 묻혔다 나왔다 한다.
이윽고 우레 소리가 저 멀리 서편으로 달아나며 비가 차차 그치고 어둡던 천지가 좀 밝아진다. 산들이 모두 제 모양이
될 때에는 사방으로 흘러내리는 물소리만 칼칼하게 들린다.
이때에 젊은 남자는 섬거적을 벗겨 내어 버리고 허리를 굽혀 젊은 부인의 얼굴을 들여다보면서,
"어떤고?" 한다. 그러나 부인은 몸을 비틀 뿐이요, 아무 대답도 없다. 노파가 부인의 손을 만지며,
"이것 보려무나. 이렇게 전신이 얼음장같이 차구나. 어떻게 하면 좋으냐?" 하고 화증을 내며 눈물을 흘린다.
"어떻게 하나" 하고 젊은 사람도 얼굴을 찌푸린다. 부인은 또 한번 몸을 비틀며, "아이쿠,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소
" 하고는 말끝에 울음이 나온다. 전신은 흙투성이가 되었다.
"얘, 그래도 어느 집에 가서 말을 해봐라. 그래도 인정이 있지, 그렇겠니?"
"어느 집에를 가요. 누가 앓는 사람을 들인답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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