كتاب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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المؤلف: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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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조반도 굶고 낮이 기울어지도록 가다가 시장증도 나고 다리도 아프기로 길가 어느 촌중에 들어갔습니다. 집집에 떡
치는 소리가 나고 아이들은 새옷을 갈아입고 떼를 지어 밀려다닙데다. 저는 그중에 제일 큰 집 사랑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랑에는 여러 어른들이 모여서 술을 먹고 웃고 이야기합데다. 길 가던 아인데 시장하여 들어왔노라 하니까 주발에 떡을
한 그릇 담아 내어다 줍데다. 시장했던 김이라 서너 개나 단숨에 먹노라니까 사랑에 앉은 어른 중에 수염 많이 나고 얼
굴 투돔투돔한 사람이 제 곁에 와서 머리를 쓸며 '뉘 집 아인고. 얌전도 하다' 하면서 성명을 묻고, 사는 데를 묻고
, 부친의 이름을 묻고, 나를 묻습데다. 저는 숙천 사는 김 아무라고 되는 대로 대답하고 안주 외가에 갔다 오노라고
하였더니, 제 얼굴빛과 대답하는 모양이 수상하던지, 여러 어른들이 다 말을 그치고 저만 쳐다봅데다. 저는 속이 덜렁덜
렁하고 낯이 훅훅 달아서 떡도 다 먹지 못하고 일어나 절한 뒤에 문 밖으로 뛰어나왔습니다. 나온즉, 장난꾼 아이들이
모여섰다가 저를 보고 '얘 너 어디 있는 아이냐? 어디로 가느냐' 하고 성가스럽게 묻습니다. '나는 숙천 있는 아이로
다. 안주 외가에 갔다 온다' 하고 고개를 숙이고 달아나왔습니다. 아이들은 '사람이 말을 묻는데 뛰기는 왜 뛰어' 하
고 트집을 잡고 따라옵니다. 그러나 나는 나이 어리고 밤새도록 걸음을 걸어 다리가 아파서 뛰지 못할 줄을 알고 우뚝
섰습니다. 그제는 아이놈들이 죽 둘러서고 그 중에 제일 큰 놈이 와서 제 목에다 손을 걸고 구린내를 피우면서 별의별
말을 다 묻습니다. 대답하면 묻고, 대답하면 또 묻고, 다른 아이놈들은 웃기도 하고 꼬집기도 하고 쿡쿡 찌르기도 하고
아무리 빌어도 놓아 주지를 아니합니다. 한참이나 부대끼다가 하릴없이 으아 하고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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