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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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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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박영채 씨! 여기 이형식 형이 오셨습니다"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여자는 몸을 흠칫하며 두 손을 갑자기
떼더니 정신없는 듯한 눈으로 형식을 본다. 형식도 그 얼굴을 보았다. 그는 월향이었다! 박영채였다! 영채도 형식을 보
았다. 그는 형식이었다! 이형식이었다! 형식과 영채는 한참이나 나무로 새긴 사람 모양으로 마주보았다. 우선은 말없이
마주보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이렇게 세 사람은 한참이나 마주보았다. 이윽고 우선의 눈에는 눈물이 핑 돌았다.
다음에 형식과 영채의 눈에도 눈물이 돌았다. 영채는 피 흐르는 입술을 한번 더 꼭 물었다. 옥으로 깎은 듯한 영채의
앞닛박이 빨갛게 물이 든다. 형식은 두 팔로 가슴을 안으며 고개를 돌린다. 우선은 형식과 함께 고개를 돌렸다. 형식은
소리를 내어 운다. 영채는 다시 앞으로 쓰러지며 운다. 우선도 입술을 물고 옷소매로 눈물을 씻었다. 종소리가 서너
번 똥......똥 울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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