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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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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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신주사시구랴! 남 뒷간에 가 있는데 야단을 하시오?" 하고 치마고름을 고쳐 매면서 들어온다. 오다가 형식을
이윽히 본다. 어젯 저녁에 와서 '월향 씨 있소' 하던 사람이로구나 하고, 그러면 그가 '신주사의, 심부름꾼이던가'
하였다. 형식도 '네가 나를 멸시하였구나' 하였다. 노파는 형식은 별로 중요한 인물이 아닌 듯이 마루에 올라서며 아주
친근한 모양으로 우선에게,
"어떻게 일찍 오셨구려!" 하고는 발로 '영감쟁이'를 툭툭 차며 부르짖는 목소리로,
"여보, 일어나소! 손님 오셨소" 하고, "그렇게 눕고 싶거든 땅 속에나 들어가지?" 하고 발로 '영감쟁이'의 목침을
탁 찬다. 목침은 곁에 놓인 소설책을 내던지고 저편으로 떼구랄 굴러가서 벽을 때리고 우뚝 섰다. '영감쟁이'는 센
터럭이 몇 오리가 아니 되는 빨간(맨숭맨숭한) 머리를 마루에 부딪고 벌떡 일어나며,
"응, 그게 무슨 버르장이란 말인고" 하고 우선은 본 체도 아니하고 일어나 자기의 방으로 들어간다. 형식은 그 '영감
쟁이'를 보고, 자기의 죽은 조부를 생각하였다. 원래 부자던 자기의 조부도 전래하는 세간을 다 팔아 없이하고, 아들
형제는 먼저 죽고 손자인 자기는 일본에 가 있고 조고마한 오막살이에 일찍 기생이던 형식의 서조모에게 천대받던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형식은 자기의 조부는 저 '영감쟁이'보다는 고상하던 사람이라 하였다.
우선이는 급한 듯이, "그런데 아씨가 평양을 가셨어요?" 하는 것을 대답도 아니하고 노파는 먼저 영채의 방에 들어가
우선을 보고, "이리 들어오시구려, 집 무너지겠소?" 한다. 우선은,
"이리 들어오게그려" 하고 유심한 웃음으로 형식을 부르고 자기도 구두를 벗고 방으로 들어간다. 형식은 한 걸음 방을
향하여 나가다가 그 자개 함롱과 아롱아롱한 자루에 넣은 가얏고와 아랫목에 걸린 분홍 모기장을 보고 갑자기 불쾌한 마음
이 생긴다. 그래서 구두를 벗으려다 말고 웃으며,
"나는 여기 앉겠네" 하고 마루에 걸어앉는다. 우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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