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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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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무서워!' 하고, 선형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얼굴을 가리면 영채와 형식의 모양이 또 보인다. 둘이 꼭
 쓸어안고 뺨을 마주대고서 비웃는 얼굴로 자기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자기가 그 곁에 섰다가 퇴 하고 침을 뱉으면 영
채와 형식이가 갑자기 무서운 마귀가 되어서 '응' 하고 자기를 물어뜯는 것 같기도 하다. 선형은 '아이그 어머니!' 
하고 푹 쓰러졌다. 선형의 몸은 알 수 없는 무서움으로 들들 떨린다. 선형은 얼른 하느님 생각을 하고 기도를 하려 하
였다. 그러나 '하느님, 하느님' 할 따름이요, 다른 말이 나오지 아니하였다. 그래서 몇 번 하느님을 찾다가 무슨 뜻
인지도 모르고 '이 죄인의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하고 말았다. 그만해도 얼마큼 무서운 생각이 없어지고 숨소리가 
순하게 되었다. 그래서 선형은 곁에 그리스도가 와서 선 것을 상상하고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다.
이때 형식이가 우선으로 더불어 돌아왔고, 또 선형의 손등에 입을 댄 것이라. 선형은 그때에 결코 잠이 든 것은 아니었
다. 형식이가 돌아오는 줄을 알면서도 일부러 눈을 뜨지 아니하였다. 그러다가 형식의 입술이 자기의 손등에 댈 때에는 
손등으로 형식의 면상을 딱 붙이고 싶도록 미웠다. 이것이 다 기생과 하던 버릇이로구나 하였다.
그러고는 선형도 잠이 들었다. 휘황하던 전등은 밤새도록 이 두 괴로워하는 사람의 얼굴을 비추었고 커다란 눈을 부릅뜬 
시커먼 기관차는 캄캄한 밤과 내려쏟는 비를 뚫고 별로 태우고 내리우는 사람도 없이 산굽이를 돌고 굴을 통하여 여러 가
지 꿈을 꾸는 여러 가지 사람을 싣고 남으로 남으로 향하였다.
두 사람이 잠을 깬 것은 차가 삼량진역에 닿을 적이었다. 시계의 짧은 침은 벌써 다섯시를 가리켰으나 하늘이 흐려 아직
도 정거장의 등불이 반작반작한다.
차장이 모자를 옆에 끼고 은근히 고개를 숙이더니,
"두 군데 선로가 파손되어 네 시간 후가 아니면 발차할 수가 없습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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