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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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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채가 물을 끓여 가지고 들어와서 선형으로 더불어 태모의 손발을 씻을 적에 형식이가 의사를 데리고 왔다. 의원의 진찰
하는 동안에 일동은 삥 둘러서서 의사의 입과 눈만 바라보고 지금껏 말없이 문 밖에 앉았던 젊은 사람도 고개를 디밀어 
물끄러미 진찰하는 양을 본다.
"염려할 것은 없소" 하고 의사는 약을 보낸다고 젊은 사람을 데리고 갔다. 태모와 노파는 이제는 적이 정신을 차리고 
이따금 괴로워하기는 하면서도 얼마큼 낯빛이 순하게 되었다. 노파는 연방 "이런 은혜가 없어요. 부대 수부귀다남자하라"
는 축원을 한다.
노파의 말을 듣건대......
노파는 젊어서 과부가 되어 아들 하나를 데리고 갖은 고생을 다 하다가 아들이 점점 자라서 며느리도 얻게 되고 남의 땅
일망정 농사를 지어 이럭저럭 재미롭게 살 만치 되어 자기 손으로 조고마한 집도 짓고 밭도 한 조각 사게 되었다. 또 
며느리가 태중이므로 어서 손자를 안아 보았으면 남부러울 것이 없으리라 하였다. 그랬더니 어저께 물에 농사 지은 것은 
말끔 물 속으로 들어가고 오늘 새벽에는 집까지 물에 들어가고 말았다. 여기까지 말하고는 노파는 흑흑 느끼며,
"집이 떠나가지나 아니했으면 좋겠어요" 한다. 육십 년 근고로 얻은 집이 만일 한번 떠나가고 말면 노파는 생전에 다시
 제 집이라 구경을 못 하고 말 것이다. 손자를 안아 보고 제 집 아랫목에서 죽는 것이 노파의 유일한 소원일 것이다.
 그 집이란 것이야 팔아도 십 원을 받기가 어렵지마는 이 가족에게는 대궐보다도 더 중한 것이다. 노파의 눈에는 그 돌
담 두른 조고마한 집만 보인다. 물결이 그 집을 헐 것을 생각할 때마다 노파는 마치 자기의 살점을 베어내는 듯하였다.
 그래서,
"조곰 낙을 볼까 하면 이렇게 됩니다그려.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자식까지 앙화를 받는지요" 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맙시오! 이제 또 잘살게 되지요. 하느님이 아니 계십니까" 하고 영채가 위로를 한다. 그러고는 어젯
저녁에 자기가 병욱에게 위로를 받던 생각이 나서 속으로 우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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