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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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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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만원 된 차를 타고 눈앞에 욱적욱적하는 사람을 볼 때에 나는 저들의 모르는 말을 많이 알고, 모르는 사상을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고는 일종 자랑의 기쁨을 깨닫는 동시에 '언제나 저들을 나만큼이나마 가르치는가' (하는) 선각자의 책
임을 깨닫고 또 이천만이나 되는 사람 중에 내 말을 알아듣고 내 뜻을 이해(理解)하는 자가 몇 사람이 없구나 하는 선
각자(先覺者)의 적막(寂寞)과 비애(悲哀)를 깨닫는다. 그러고 자기의 하는 말을 알아들을 만한 친구를 생각하여 본다.
그러나 형식은 열 손가락을 다 꼽지 못한다. 그러고 이 열도 못 되는 사람이 조선 사람 중에 신문명(新文明)을 이해
하는 선각자요, 따라서 온 조선 사람을 가르치고 이끌어 낼 자라 한다. 그러고 지나간 사 년간에 자기가 희경 등 사오
인을 자기와 같은 계급에 끌어낸 것을 더할 수 없는 만족으로 여긴다. 무론 자기보다는 어린아이로되 다른 사람들에게
비기면 어른이요, 선각자라 한다. 조선 안에 학교도 많고 학생도 많되 희경 일파만한 학생은 없다 하며, 따라서 교육자
중에 자기가 홀로 신문명을 이해하고 조선 전도를 통견(洞見)하는 능력이 있는 줄로 생각한다. 서울 안에 수백 명 되
는 교사는 모두 다 조선인 교육의 의의(意義)를 모르고 기계 모양으로 산술을 가르치고, 일어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그러므로 그는 조선인 교육계에 대하여 항상 불만한 생각을 품는다. 그가 경성교육회라는 것을 설립할 양으로 두어
달을 두고 분주한 것도 이러한 기관을 이용하여 자기의 교육에 대한 이상(理想)을 선전(宣傳)하려 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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