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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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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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자기 먼저 하나를 집어먹으며, "자 잡수셔요" 한다.
"평양 갑시다(갑니다)" 하고 영채도 한쪽을 집어서 그 부인이 먹는 모양으로 먹었다. 처음에는 어떻게 먹는 것인지 몰
랐었다.
"댁이 평양이시야요?" 하고 부인은 또 하나를 집는다. 영채는 어떻게 대답할지를 몰랐다. 나도 집이 있나 하였다. 그
러나 집이 있다 하면 노파의 집이다 하여 고개를 돌리며,
"녜, 평양 있다가 지금 서울 와 있어요" 하고 영채는 집었던 것을 다 먹고 가만히 앉았다. "자, 어서 잡수셔요"
하고 부인이 집어 줄 때에야 또 하나를 받아 먹었다. 별로 맛은 없으나 그 새에 낀 짭짤한 고기 맛이 관계치 않고 전
체가 특별한 맛은 없으면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운치 있는 맛이 있다 하였다. 부인은 또 한쪽을 집어 안팎 옆을 한번
뒤쳐 보며,
"그런데 방학이 되었어요?"
나를 여학생으로 아는구나 하고 한껏 부끄러웠다. 그러고 이 일본 부인이 어떻게 이렇게 조선말을 잘하나 하다가 너무도
조선말을 잘함을 보고 옳지 일본 가 있는 조선 여학생이로구나 하면서,
"아니야요. 잠깐 다니러 갑니다. 저는 학교에 아니 다녀요."
"그러면 벌써 졸업하셨어요. 어느 학교에 다니셨어요. 숙명이요, 진명이요?"
"아무 학교에도 아니 다녔어요."
이 말에 그 부인은 입에 떡을 문 채로 씹으려고도 아니 하고 우두커니 앉아서 영채를 본다. 그러면 이 여자는 무엇일까
하였다. '남의 첩'이라는 생각도 난다. 학교에 아니 다녔단 말에 다소 경멸하는 생각도 나나 또 그것이 어떤 계집인
지 알아보고 싶은 호기심(好奇心)도 난다. 그러나 어떻게 물어 보아야 할지를 한참 생각하다가,
"그러면 평양에는 친척이 계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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