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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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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보다도 더웁니다" 하고 선형과 순애에게 앉기를 권하고 자기도 양인과 상대하여 책상을 새에 두고 앉았다. 
두 처녀는 고개를 숙이고 책을 편다. 형식은 두 처녀를 보매 얼마큼 뒤숭숭하던 생각이 없어지고 적이 정신이 쇄락한 듯
하다. 형식은 고개 숙인 두 처녀의 까만 머리와 쪽찐 서양 머리에 꽂은 널따란 옥색 리본을 보았다. 그러고 책상에 짚
은 두 처녀의 손가락을 보았다. 부드러운 바람이 슬쩍 불어 지나갈 때에 두 처녀의 몸과 머리에서 나는 듯 만 듯한 향
내가 불려 온다. 선형의 모시 적삼 등에는 땀이 배어 하얀 살에 착 달라붙어 몸을 움직일 때마다 그 붙은 자리가 넓었
다 좁았다 한다. 순애는 치마로 발을 가리느라고 두어 번 몸을 들먹들먹하여 밑에 깔린 치마를 빼인다. 선형은 이마에 
소스락소스락하게 구슬땀이 맺히어 이따금 치맛고름으로 가만히 씻고는 손으로 책상 밑에서 부채질을 한다. 형식은 아침부터
 괴로움으로 지내 오던 마음속에 일점 향기롭고 서늘한 바람이 불어들어 옴을 깨달았다. 여자란 매우 아름답게 생긴 동물
이라 하였다. 어깨의 동그스름한 것과 뺨의 불그레한 것과 머리터럭의 길고 까만 것과 또 앉은 태도와 옷고름 맨 모양과
 그 중에도 널찍한 적삼 고름이 차차 좁아 오다가 가운데서 서로 꼭 옭혀 매여 위로 간 고는 비스듬히 왼편 가슴을 향
하고 아래로 간 고름의 한끝이 훌쩍 날아 오른팔굽이를 지나간 양이 더욱 풍정이 있다. 이렇게 두 처녀를 보고 앉았으면
 말할 수 없는 향기로운 쾌미가 전신에 미만하여 피 돌아가는 것도 극히 순하고 쾌창한 듯하다. 인생은 즐거우려면 즐거
울 수가 있는 것이라, 아무 목적과 꾀도 없이 가만히 마주보고 앉았기만 하면 인생은 서로서로 사랑스럽고 즐거운 것이라
. 여자의 몸이나 남자의 몸이나 내지 천지의 모든 만물이 다 가만히 보기만 하면 그새에 친밀한 교통이 생기고 따뜻한 
사랑이 생기고 달콤한 쾌미가 생기는 것이라. 쓸데없이 지혜 놀리고 입을 놀리고 손을 놀림으로 모처럼 일러 놓은 아름다
운 쾌락을 말못되게 깨트리는 것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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