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e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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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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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이형식 씨. 내가 이전부터 노형의 수단을 알았소. 이 알고도 참았소. 여태껏 사오 차나 학생들이 학교에 대하
여 반항한 것도 다 노형의 수단인 줄을 내가 아오. 노형은 이 학교를 멸망을 시키고야 말 테란 말이오?" 하고 '멸망
'이란 말에 힘을 주며 주먹으로 책상을 친다. 형식은 기가 막혀 깔깔 웃으며,
"여보, 배명식 씨. 나는 아직도 노형은 사람인 줄을 알았구려" 하고는 형식도 와락 성을 내어 말소리를 떨며, "노형
은 친구의 호의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오. 내가 그 동안 학생과 교원 사이에 서서 얼마나 노형을 위하여 힘을 쓴지
아시오? 노형을 변호한지 아시오?"
"흥, 변호! 말은 좋소. 어린 학생들은 좋소. 어린 학생들을 시켜 학교에 대하여 반항이나 일으키게 하고, 어디 노형
의 힘이 얼마나 큰가 봅시다" 하고 모자를 벗겨 들고 인사도 없이 문 밖으로 나간다. 뒤에 남은 사람들은 "흥, 또
교주 각하께 가는구나" 하고 픽 웃었다. 형식은 분을 참지 못하여 왔다갔다한다.
교원들은 "이제는 형식도 경성학교에서 쫓겨나리라" 하면서, 왔다갔다하는 형식을 보고 교원 중의 하나가,
"그런데 이번에는 학생들의 이유가 무엇인가요."
형식은 대답하기 싫은 듯이 한참이나 들은 체 만 체하고 마당을 내다보다가 펄썩 제자리에 걸터앉아 책상 서랍을 뽑아 그
속에 있는 책과 종잇조각을 집어내며,
"무슨 이유야요, 그 이유지요."
다른 교원 하나가,
"불문가지지요. 아마 이번 배학감과 월향의 사건이겠지요" 하고 찬성을 구하는 듯이 형식을 보며, "그렇지요?" 한다.
형식은 책상 서랍에서 집어낸 종잇조각을 혹 찢기도 하고 혹 읽어 보다가 접어 놓기도 한다. 셋째 교원이,
"학감과 월향의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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