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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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e: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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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하고 입을 열어, "여러분의 조상은 결코 여러분과 같이 마음이 썩어지지 아니하였고, 여러분과 같이 게으르고
기운 없지 아니하였소. 평양성을 쌓은 우리 조상의 기상은 웅대하였고, 을밀대와 부벽루를 지은 우리 조상의 뜻은 컸소
이다" 하고 감개무량한 듯이 한참 고개를 숙이더니, "여러분! 저 대동강에 물은 날로 흘러가느니, 평양성을 쌓고 을밀
대를 짓는 우리 조상의 그림자를 비추었던 물은 지금 어디 간 곳을 알지 못하되, 오직 뚜렷한 모란봉은 만고에 한 모양
으로 우리 조상의 발자국을 지니고 섰소이다. 아아, 여러분 아, 여러분의 웅장한 조상에게 받은 정신을 흘러가는 대동강
에 부쳤는가, 만고에 우뚝 솟은 모란봉에 부쳤는가" 하고 흐르는 눈물로써 말을 잠깐 그치니, 만장이 숙연히 고개를 숙
인다. 함교장은 여러 가지로 조선 사람의 타락한 것을 개탄한 뒤에 일단 더 소리를 높여, "여러분! 여러분은 이 무너
져 가는 평양성과 을밀대를 다 헐어 내어 흘러가는 대동강수에 부쳐 보내고, 우리의 새로운 정신과 새로운 기운으로 새로
운 평양성과 새로운 을밀대를 쌓읍시다" 하고 유연히 단을 내리니 만장이 박수갈채성에 한참이나 흔들리는 듯하다. 월화는
영채의 손을 꼭 쥐고 몸을 바르르 떤다. 영채는 놀라서 월화를 보니, 무릎 위 치맛자락에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
라.
영채도 함교장의 풍채를 보고 연설을 들으매, 돌아가신 아버지의 생각이 나서 울면서 월화를 따라 집에 돌아왔다. 그러나
월화의 눈물은 영채의 눈물과는 달랐다. 월화의 눈물은 어떠한 눈물이던고.
집에 돌아와 월화는 펄썩 주저앉으며 영채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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