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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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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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생께서 잘 가르쳐 주시더냐?" 하고 유심히 자기를 보았다. 그때에도 선형은 무심히,
"녜, 퍽 친절하게 가르쳐 주셔요" 하였다.
"네 마음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니?"
그제야 선형은 부친의 말에 무슨 뜻이 있는 줄을 알아듣고 잠깐 주저하였으나 대답 아니할 수도 없어서,
"녜"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 나서는 종일 형식의 일을 생각하였다. 형식이가 과연 자기의 마음에 드는가, 과연
자기는 형식의 아내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는가를 생각하여 보았다. 그러나 어떤지를 몰랐다. 형식이가 정다운 듯도 하고
그렇지 아니한 듯도 하였다. 그래서 순애더러,
"얘 순애야, 집에서 내 혼인을 할라나 보다. 어쩌면 좋으냐?" 하고 물었다. 순애는 별로 놀라는 양도 보이지 아니하
고,
"누구와?"
"자세히 알 수는 없는데, 아마 이선생과 혼인을 할 생각이 있는지......."
"이선생과?" 하고 순애는 놀라는 빛을 보이며, "무슨 말씀이 계셔요?"
"아까 아버지께서 이선생을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느냐 하고 이상하게 내 얼굴을 보시던데......."
순애는 잠깐 생각하더니,
"그래, 형님 생각에 어떻소?"
선형은 고개를 기울이더니,
"글쎄 모르겠어. 어쩐지를 모르겠구나. 얘 어쩌면 좋으냐?"
"형님 생각에 달렸지요. 좋거든 혼인하고 싫거든 말고 그럴 게지."
"아버지께서 하라고 하시면 그만이지."
"왜 그래요. 내 마음에 없으면 아니하는 게지. 부모가 억지로 혼인을 하겠소. 지금 세상에......."
"그럴까?" 하고 결단치 못한 듯이 가만히 앉아서 고개를 기웃기웃하다가, "얘 순애야, 그런데 네 생각에는 어떠냐?"
"무엇이?"
"내가 혼인하는 것이――이선생과."
"내가 어떻게 알겠소."
"그러지 말고 말을 해라. 너밖에 뉘게 의논을 하겠니. 아까 어머님께 말씀을 하려다가 어째 부끄러워서......."
"글쎄, 형님도 모르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알아요. 이런 일이야 자기 마음에 달렸지 누가 말을 하겠소."
선형은 답답한 모양으로,
"그러면 네 생각에 이선생이 사람이 어떠냐...... 좋을까."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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