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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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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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스무 살이다. 나는 이십 년 동안 찾던 친구를 이제는 찾아 만났다. 그러나 만나고 본즉 그는 잠시 만날
친구요, 오래 이야기하지 못할 친군 줄을 알았다. 그러니까 나는 그만 갈란다" 하고 영채를 일으켜 앉히며 더욱 다정한
말소리로,
"야, 너와 나와 삼 년 동안 동기같이 지내었구나. 이것도 무슨 큰 연분이로다. 안주 땅에 난 너와 평양 땅에 난 나
와 이렇게 만나서 이렇게 정답게 지낼 줄을 사람이야 누가 뜻하였겠느냐. 이후도 나를 잊지 말고 '형님'이라고 불러 다
고" 하면서 그만 울며 쓰러진다. 영채는 월화의 말이 이상하게 들려 몸에 오싹 소름이 끼치면서,
"형님! 왜 오늘 저녁에는 그런 말씀을 하셔요?" 하였다. 월화는 일어나 눈물을 씻고(뿌리고 망연히 앉았다가),
"너는 부디 세상 사람에게 속지 말고 일생을 너 혼자 살아라, 옛날 사람으로 벗을 삼아라, 만일 네 마음에 드는 사람
만나지 못하거든" 한다. 이런 말을 하고 그날 밤도 둘이서 한자리에 잤다. 둘은 얼굴을 마주대고 서로 꽉 안았다.
그러나 나 어린 영채는 어느덧 잠이 들었다. 월화는 숨소리 편안하게 잠이 든 영채의 얼굴을 이윽히 보고 있다가 힘껏
영채의 입술을 빨았다. 영채는 잠이 깨지 아니한 채로 고운 팔로 월화의 목을 꼭 쓸어안았다. 월화의 몸은 벌벌 떨린다
. 월화는 가만히 일어나 장문을 열고 서랍에서 자기의 옥지환을 내어 자는 영채의 손에 끼우고 또 영채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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