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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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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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 서울서 평양경찰서로 어떤 부인 하나를 보호하여 달라는 전보를 놓았는데요......" 형식의 말이 끝나기 전
에 순사가,
"부인?" 한다. 형식과 노파의 생각에는 '옳지, 영채가 여기 있는 게로고' 하였다.
"녜― 부인 하나를 보호하여 달라고 전보를 놓았는데요...... 그래서 지금 어젯밤 차로 내려왔는데요...... 혹
그 부인이 지금 이 경찰서에 있습니까" 하면서 형식은 그 순사의 얼굴을 보았다. 순사는 말없이 신문을 두어 줄 더 읽
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두 사람의 곁으로 오면서,
"어떤 부인을 보호하여 달라고 평양경찰서로 전보를 놓았어요?" 하고 형식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 듯이 소리를 높여
묻는다. 형식은 얼마큼 실망하였다. 만일 평양경찰서에서 영채를 붙들었으면 저 순사가 모를 리가 없으리라 하였다. 노파
도 눈이 둥그래지며 순사에게,
"어떤 모시 치마 적삼 입고 서양 머리로 쪽찐 열팔구 세나 된 여자가 오지 아니하였어요?" 하고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 순사는 무엇을 생각하는 듯이 한참이나 고개를 기웃기웃하고 바지에 한 손을 꽂고 책상과 의자 사이를 지나 저편으로
들어가고 만다. 두 사람은 실망하였다. 영채는 평양경찰서에 없구나 하였다. 만일 영채가 여기 없다 하면 어디 있을까.
어저께 넉점에 평양에 내려서 자기의 부친과 월화의 무덤을 보고 그 길로 청류벽으로 나와 연광정 밑에서 물에 뛰어든
것이 아닐까, 그렇다. 영채는 죽었구나 하였다. 노파가 형식의 팔을 잡으며 우는 소리로, "웬일이야요?" 한다. 형식
은 울음을 참느라고 입술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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