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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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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같은 사람으로 부하면 얼마나 더 부하며, 귀하다면 얼마나 더 귀하랴. 조고마한 돌 위에 올라서서 다른 사람들을 내
려다보며, '이놈들, 나는 너희보다 높은 사람이로다' 함과 같으니, 제가 높으면 얼마나 높으랴. 또 지금 제가 올라선
 돌은 어제 다른 사람이 올라섰던 돌이요, 내일 또 다른 사람이 올라설 돌이다. 거지에게 식은밥 한술을 줌은 후일 네
 자손으로 하여금 내 자손에게 그렇게 하여 달라는 뜻이 아니며, 그와 반대로 지금 어떤 거지를 박대하고 기롱함은 후일
 네 자손으로 하여금 내 자손에게 이렇게 하여 달라 함이 아닐까. 모르네라, 얼마 후에 영채가 어떻게 부귀한 몸이 되
고, 선형이가 어떻게 빈천한 몸이 될는지도. 이렇게 생각하면서 형식은 입을 열어,
"서로 떠난 후에 지내던 말을 하여 주십시오" 하였다.
"선생께서 가신 뒤에 이삼 일이나 더 있다가 저는 외가로 갔습니다" 하고 말을 시작한다. 외가에는, 외조부모는 벌써 
죽고 외숙은 그보다 먼저 죽고, 외숙모와 내종형 두 사람과 내종형 자녀들만 있었다. 이미 자기 모친이 없고, 또 가장
 다정한 외조부모도 없으니, 외가에를 간들 누가 살뜰하게 하여 주리요. 더구나 내 집이 잘살고야 친척이 친척이라, 내
 집에 재산이 있고 세력이 있을 때에는 멀디멀디한 친척까지도 다정한 듯이 찾아오고, 이편에서 어린아이 하나가 가더라도
 큰손님같이 대접하거니와, 내 집이 가난하고 세력이 없어지면 오던 친척도 차차 발이 멀어지고, 내가 저편에 찾아가더라
도 '또 무엇을 달래러 왔나' 하는 듯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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