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 무정
374페이지 중 310페이지
저자: 이광수
시간0:00
속도 (WPM)0.0
정확도100.0%
시작을 누르고 줄을 정확히 입력하세요. · 백스페이스 비활성화 — 오류 후에도 계속 입력하세요.
("그 다음에는?")
"그 다음에는 퍽 활발한 여자다 했지요."
"그러고 너 그때에 먹은 것이 그게 무엇인지 아니?"
"나 몰라. 어떻게 먹는 것인지 몰라서 언니 잡수시는 것을 가만히 보았지요."
"내 아예 그런 줄 알았다. 그것은 서양 음식인데 샌드위치라는 것이어...... 꽤 맛나지?"
"응" 하고 고개를 까딱 하며 "샌드위치" 하고 발음이 분명하게 외운다.
차가 남대문에 닿았다. 아직 다 어둡지는 아니하였으나 사방에 반작반작 전기등이 켜졌다. 전차 소리, 인력거 소리, 이
모든 소리를 합한 '도회의 소리'와 넓은 플랫폼에 울리는 나막신 소리가 합하여 지금까지 고요한 자연 속에 있던 사람
의 귀에는 퍽 소요하게 들린다. '도회의 소리!' 그러나 그것이 문명의 소리다. 그 소리가 요란할수록에 그 나라가 잘
된다. 수레바퀴 소리, 증기와 전기기관 소리, (쇠마차 소리)...... 이러한 모든 소리가 합하여서 비로소 찬란한
문명을 낳는다. 실로 현대의 문명은 소리의 문명이라. 서울도 아직 소리가 부족하다. 종로나 남대문통에 서서 서로 말소
리가 아니 들리리만큼 문명의 소리가 요란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불쌍하다. 서울 장안에 사는 삼십여 만 흰옷 입은
사람들은 이 소리의 뜻을 모른다. 또 이 소리와는 상관이 없다. 그네는 이 소리를 들을 줄을 알고, 듣고 기뻐할 줄을
알고, 마침내 제 손으로 이 소리를 내도록 되어야 한다. 저 플랫폼에 분주히 왔다갔다하는 사람들 중에 몇 사람이나
이 분주한 뜻을 아는지, 왜 저 전등이 저렇게 많이 켜지며, 왜 저 전보 기계와 전화 기계가 저렇게 불분주야하고 때각
거리며, 왜 저 흉물스러운 기차와 전차가 주야로 달아나는지...... 이 뜻을 아는 사람이 몇몇이나 되는가.
이렇게 북적북적하는 속에 영채는 행여나 누가 자기의 얼굴을 볼까 하여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앉았다. 병욱은 혹 자기의
동창 친구나 만날까 하고 플랫폼에 내려서 이리저리 거닐다가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도로 차실로 들어오려 할 적에 누가
어깨를 치며,
시작을 누르고 줄을 정확히 입력하세요.
시작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