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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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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글쎄 웬일이냐. 곧잘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고 기뻐하다가 왜 갑자기 야단이냐...... 네가 그렇게 그러면 이
 언니는 어쩌게...... 자 울지 마라!"
"암만 생각하여 보아도 이 세상에 살아 있을 생각이 없어요."
"왜? 그러면 너는 아직도 이형식 씨를 못 잊는 게로구나. 네가 그때에 날더러 실상은 이형식 씨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고 말하지 않았니?"
"아니오. 다만 그 일만 아니야요. 이 세상이 내 원수가 아니야요. 내 부모를 빼앗고, 내 형제를 빼앗고, 내 어린 
몸을 실컷 희롱하고...... 그러다가...... 그러다가 마침내 내 정절을...... 내 정절을 빼앗고...... 
그러고는 일생에 생각하던 사람은 아랑곳도 아니 하고...... 이렇게 구태 나를 없애고 말려는 세상에 내가 구태 붙어
 있으면 무엇 해요. 세상을(세상이) 나를 미워하면 나도 세상을 미워하지요. 세상이 나를 싫다 하면 나도 세상을 버리
고 달아나지요...... 하늘로 올라가지요" 하는 울음 섞인 말에 병욱도 부지불각에 눈물이 흘렀다.
"그러니깐 말이다―― 그만치 세상한테 빼앗겼으니깐 또 세상에 좀 찾아 가져야지. 내 것을 주기만 하고 말아! 네가 이
십 년이나 고생을 했으니깐 그 값을 받아야 아니 하겠니?"
"값이 무슨 값이오? 하루라도 더 살아 있으면 더 빼앗길 뿐이지......."
"아니다! 왜 그래? 이제부터는 찾는다. 아직도 전정이 구만린데 왜 어느새 실망을 한단 말이냐. 살 수 있는 대로 힘
껏 살면서 찾을 수 있는 대로 찾아야지...... 사업으로 찾고 행복으로 찾고...... 왜 찾을 것을 찾지도 않고 
죽어?"
"행복? 행복? 내게 행복이 올까요? 이 세상이 내게다 행복을 줄까요!"
하고 병욱의 눈물 흐르는 눈을 본다.
병욱은 수건으로 영채의 눈물을 씻어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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