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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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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에 저편으로서 지금 바로 조반을 먹은 형식의 일행이 나와서 차차 이편을 향하고 온다. 몸에서 물이 흐르는 사람들은
 땅바닥에 그냥 주저앉아서 말없이 일행이 지나가는 것을 본다. 다른 객들도 둘씩 셋씩 담배를 피워 물고 물구경을 나온
다. 갑작 비에 흙이 다 씻겨 나가서 길은 번번하다. 다만 여기저기 도랑이 져서 물이 흘러내려갈 뿐이다. 앞서서 오던
 병욱은 앓는 부인 앞에 서며,
"어디가 편치 않아요?" 할 때에 남자는 한번 실적 병욱을 보고는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인다. 형식과 선형과 영채도
 그 앞에 와 선다. 흙투성이가 된 부인은 또 한번 몸을 비틀며, "아이쿠!" 한다. 노파는 그 바람에 뒤로 쓰러졌다
가 손에 묻은 흙을 자기의 팔과 허리에 되는 대로 문대면서,
"만삭 된 태모야요. 그런데 새벽부터 이렇게 배가 아프다고......" 하며 말끝을 못 맺는다.
"댁은 어디인데요?" 하고 형식이가 묻자,
"저 물 속에 들어갔답니다. 그 왼수의 물이...... 아아, 사람을 살려 줍시오!"
부인은 또 한번, "아이쿠!" 하며 숨이 막힐 것 같다. 병욱은 부인의 손을 만져 보더니 형식을 돌아보며,
"여봅시오, 가서 방을 하나 빌어 가지고 병인을 들여다 누입시다. 아마 산기가 있나 봅니다" 한다. 영채와 선형은 얼
굴을 찡그린다. 그 중에도 선형은 무서운 것이나 본 듯이 진저리를 치며 한 걸음 물러선다.
형식은 집 있는 데로 달음질을 하여 간다. 일동은 형식의 가는 양을 보고 섰다.
병욱이가 적삼 소매와 치마를 걷고 앉아서 부인의 손을 쥐물며,
"얘 영채야, 자 우선 좀 주무르자."
영채도 병욱과 같이 소매와 치마를 걷고 노파의 뒤로 가며,
"자, 어머니는 좀 일어납시오" 하고 자기가 대신 병인을 안으려 한다.
"웬걸요, 이렇게 전신이 흙투성이야요. 고운 옷에 흙 묻으리다" 하고 좀처럼 듣지 아니한다. 하릴없이 영채는 그 곁에
 앉아서 흐트러진 부인의 머리를 거누어 준다. 선형은 앉아서 발과 다리를 주무른다. 구경꾼들이 죽 둘러선다. 세 처녀
의 하얀 손에는 누런 흙이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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