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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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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한참이나 '계월향'이라고 쓴 광명등을 보고 섰다가 희경을 돌려보내고 결심한 모양으로 문 안에 들어섰다. 객이 
없는지 적적히 아무 소리도 아니 들린다. 서슴지 아니하고 마당에 들어서니 여러 방에 불을 켰으되 사람 그림자가 없다.
 형식은 가슴을 두근거리면서 어떻게 찾을 줄을 몰라 다만 발소리를 내며 '에헴' 하고 크게 기침을 하였다. 저편 방으
로서 뚱뚱한 노파가 나오는 것을 형식은 한 걸음 방 앞으로 (가까이) 갔다. 번적하는 화류자개 함롱이 보이고, 아랫목
에는 분홍빛 그물 모기장이 걸리고, 오른편 구석에는 아롱아롱한 자루에 넣은 가얏고가 비스듬히 벽에 기대어 섰다. 형식
은 이것이 '영채의 방'인가 하였다. 그러고는 알 수 없는 슬픈 생각과 불쾌한 생각이 난다. 이 방에서 여러 남자로 
더불어 저 가얏고를 타고 소리를 하고 춤을 추었는가. 그러다가 저 모기장 속에서 날마다 다른 남자와...... 형식은
 차마 더 생각하기가 싫었다. 그러나 영채는 어디 갔는가. 벌써 누구에게 '천 원'에 팔려 갔는가. 어젯저녁에 내 집
에서 돌아오는 길로 팔려 가지나 아니하였는가. 또는 만일 영채가 절개가 굳다 하면 벌써 어디 가서 자살이나 아니하였는
가. 이때에 형식의 머릿속에는 수천 가지 생각이 뒤를 대어 나온다. 형식은 저편 방으로서 나오는 뚱뚱한 노파―노파라 
하여도 사오십이나 되었을까―를 보고, '저것이 소위 어미로구나' 하였다. 노파는 손에 태극선을 들고 담뱃대를 물었다.
 지금까지 웃통을 벗고 앉았었는지 명주항라 적삼 고름을 매면서 나온다. '더러운 노파'라는 생각이 형식의 가슴을 불쾌
하게 한다. 노파는 형식의 모양이 극히 초라함을 보고 경멸하는 모양으로, "누구를 찾아요?" 한다. 일찍 형식이와 같
이 초라하게 차린 자가 월향을 찾아온 적이 없었음이라. 노파의 생각에 아마 형식은 어떤 부자의 아들의 심부름꾼인가 하
였다. 그러므로 기생의 집에 온 사람더러 "누구를 찾아요?" 하고 냉대함이라. 형식은 노파가 자기를 멸시하는 줄을 알
았다. 그러고 더욱 불쾌한 마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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