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k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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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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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는 영채가 점점 더욱 느끼는 양을 보았다. 그러고는 양미간을 찌푸렸다. 그러고 무서운 마음이 생겼다. 한번 평양에
있을 때에 김윤수의 아들이 억지로 영채의 몸을 범하려다가 영채가 품에서 칼을 내어 제 목을 찌르려던 것을 생각하였다
. 그 후부터 김윤수의 아들이 '독한 계집년!' 하고 다시 오지 아니하던 것을 생각하였다. 그러고 노파는 얼른 영채의
방 안을 둘러보고 또 영채의 손을 보았다. 혹 칼이나 없는가 하고, 그러고 노파의 머리에는 '칼', '아편', '우
물', '한강'이란 생각이 휙휙휙 돌아간다. 노파는 소름이 죽 끼쳤다. 그러고 영채를 보았다. 영채는 두 손으로 제
머리채를 감아쥐었다. 영채의 등은 들먹들먹한다. 노파는 눈이 둥그래졌다. 영채는 벌떡 일어나 시퍼런 칼을 뽑아 들고
자기에게 달려들어 '이년아! 이 도둑년아!' 하고 자기의 가슴을 푹 찌르고 칼을 둘러 자기의 갈빗대가 부걱부걱 하고
소리를 내는 듯하다. 또 영채가 그 칼을 뽑아 자기의 목을 찌르니 빨간 피가 콸콸 솟아 자기의 얼굴과 팔에 뿌려지는
듯하다. 노파는 또 한번 흠칫하면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노파는 가만히 영채의 문 안에 들어섰다. 영채는 그런 줄도 모르고 혼자말로, "월화 형님! 월화 형님!" 하며 빠드득
이를 간다. 노파는 흠칫하고 도로 문 밖에 나섰다. '영채를 달래자' 하였다. 그러고 '영채가 불쌍하구나' 하였다.
'영채를 꼭 안아 주자' 하였다. '팔 년 동안이나 길러 온 내 딸이로구나!' 하였다. 그러고 빙그레 웃으며,
"월향아! 얘, 월향아!" 하면서 문 안에 들어갔다.
"얘, 월향아!"
하고 불러도 대답이 없음을 보고 노파는 영채의 곁에 웅크리고 앉아서 영채의 등을 흔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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