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k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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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eu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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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숙모님은 저를 귀여하셔서 머리도 빗겨 주시고 먹을 것도 주시건마는 그 맏오라버니댁이 사나워서 걸핏하면 욕하고 때리
고 합데다. 그뿐이면 참기도 하려니와, 그 어머니의 본을 받아 아이까지도 저를 업신여기고, 무슨 맛나는 음식을 먹어도
저희들만 먹고 먹어 보라는 말도 아니해요. 그 중에도 열세 살 된 새서방―제 외오촌 조카지요―은 가장 심해서 공연히
이년, 저년 하였습니다. 어린 생각에도, 내가 제 아주머니어든 하는 마음이 있어서" 하고 웃으며, "매우 분하고 괘
씸하여 보입데다. 옷은 집에서 서너 벌 가지고 갔었으나, 밤낮 물 긷고 불 때기에 다 더럽고, 더러워도 빨아 주는 사
람이 없어서 제 손으로 빨아서 풀도 아니 먹이고 다리지도 아니하고 입었습니다. 제일 걱정은 옷 한 벌을 너무 오래 입
으니깐 이가 끓어서 가려워 못 견디겠어요. 그러나 남 보는 데서는 마음대로 긁지도 못하고 정 견디기 어려울 때에는 뒷
울안, 사람 없는 데 가서 실컷 긁기도 하고 혹 이를 잡기도 하였습니다. 하다가 한번은 맏오라버니댁한테 들켜서 톡톡히
꾸중을 듣고, '아이들에게 이 오르겠다. 저 헛간 구석에 자빠져 자거라' 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제사 때나 명절에
고기나 떡이 생겨도 제게는 먹지 못할 것을 조곰 주고 그러고도 일도 아니하면서 처먹기만 한다고 말을 들었습니다. 한
번은 궷속에 넣었던 은가락지 한 쌍이 잃어졌습니다. 저는 또 내가 경을 치나 보다 하고 부엌에 앉았노라니, 아니나다를
까, 맏오라버니댁이 성이 나서 뛰어들어오며 부지깽이로 되는 대로 찌르고 때리고 하면서 저더러 그것을 내어놓으랍니다.
저도 그때에는 하도 분이 나서 좀 대답을 하였더니, '이년, 이 도적놈의 계집년, 네가 아니 훔치면 누가 훔쳤겠니'
하고 때립니다. 제 부친께서 도적으로 잡혀갔다고 걸핏하면 도적놈의 계집년이라 하는데, 그 말이 제일 가슴이 쓰립데다.
""저런 변이 있나. 저런 몹쓸년이 어디 있노" 하고 노파가 듣다고 혀를 찬다. 형식은 말없이 가만히 듣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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