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iazka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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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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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는 형식과 같이 열렬하게 세상을 위하여 일생을 버리려는 열성이 없음이니, 형식의 말을 빌건대 우선은 '개인 중
심의 지나식 교육을 받은 자'요, 형식 자기는 '사회 중심의 희랍식 교육을 받은 자'라. 바꾸어 말하면, 우선은 한문
의 교육을 받은 자요, 형식은 영문이나 독문의 교육을 받은 자라.
형식은 두어 번 잇솔을 왔다갔다하고 얼른 세수를 하고 들어와 거울을 보고 머리를 가른다. 우선은 까닭도 없이 이 머리
가르는 것을 미워하여 형식을 보면 매양 머리를 깎으라 하고, 이따금 무슨 전제(前提)로 그러한 결론(結論)을 하는지
'머리를 가르는 자는 무기력한 자'라 한다. 우선은, "무슨 일이어? 응, 무슨 일이어?" 하고 된장찌개의 구더기를
골나하며(골라 가며) 간절히 듣고 싶어하는 형식의 묻는 말에는 대답도 아니하고, 방 안에서 벙글벙글 웃으면서 왔다갔
다 거닐다가 형식이가 분주히 밥상을 물리기를 기다려 형식을 끌고 나간다. 노파는 밥상을 들내어 가면서 같이 나가는 두
사람의 얼굴을 유심히 보더니 밥상을 마루에 갖다 놓고 허리를 펴며,
"무슨 일이 있는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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