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iazka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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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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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가게 해주셔요. 집에 있기도 싫고 또 영채를 데리고 가면 입학 준비도 해야지요. 그러니까 곧 떠나게 해주셔요"
하고 유심하게 병국을 본다. 병국은 누이의 뜻을 대강 짐작하였다. 그러고 누이의 정을 더욱 고맙게 여겼다. 그러나
자기의 생각만으론 확실치 못하므로,
"글쎄, 개학이 아직도 한 달이 있는데, 왜 그렇게 빨리 간다고 그러느냐."
병욱은 형(오라비)의 눈을 이윽히 보더니 힘없는 목소리로,
"어서 가야 해요. 그렇지 않아요?"
'그렇지 않아요' 하는 말에 병국은 가슴이 뜨끔하였다. 과연 그렇다. 영채가 오래 가까이 있으면 있을수록 자기는 괴로
울 것이요, 또 미상불 위험도 없지 아니할 것이라. 자기도 그러한 생각이 있기는 있었다. 자기가 어디로 여행을 가든지
영채를 어디로 보내든지 하는 것이 좋을 줄을 알기는 알았다. 그러나 한편으로 끄는 힘이 있어서 실행을 못 하였다.
병국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동안 생각하더니,
"옳다, 네 말이 옳다. 어서 가야 한다" 하고는 휘 한숨을 쉰다. 병욱은 형(병국)의 어깨를 만지며,
"영채도 오빠를 사랑하니 동생으로 알고 늘 사랑해 주십시오. 저도 제 동생으로 알고 늘 같이 지내겠습니다. 동경 가면
둘이 한집에 있어서 밥 지어 먹고 공부하지요. 불쌍한 사람을 건져 주는 것이 안 좋습니까. 또 영채 씨는 좀더 공부
를 하면 훌륭한 일꾼이 되겠는데요."
병국은 고개를 숙인 대로 누이의 말을 듣더니 손으로 무릎을 치고 몸을 쭉 펴면서,
"잘 생각하였다. 네게야 무엇을 숨기겠니. 실로 그 동안 퍽 괴로웠다" 하고 또 잠깐 생각하다가 한번 더 결심한 듯이
, "그러면 언제 떠나겠니?"
"글쎄요, 오빠께서 가라시는 날 가지요."
"그러면 모레 낮차에 가거라. 내일 노자를 얻어 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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