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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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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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병국의 편지를 보고 놀랐다. 병국은 유학생 중에도 극히 도덕적 인물이었다. 술도 아니 먹고 계집은 무론 곁에도
가지 아니하였다. 그 중에도 부부의 관계에 대하여는 극히 굳건한 사상을 가졌었다. 누가 아내에게 애정이 없다든지 이
혼 문제를 말하면 병국은 극력하여 반대하였다. 한번 부부가 된 이상에는 죽을 때까지 서로 사랑할 의무가 있다 하여 예
수교적 혼인관을 가졌었다. 당시 유학생에게 연애론과 이혼론이 성하였을 때에 병국은 유력한 부부 신성론자였다. 그러하던
병국이가 이제는 이러한 말을 하게 되었다. '아내를 사랑하려고 있는 힘을 다하건마는 힘을 쓰면 쓸수록 더욱 멀어 가
오' 하는 병국의 편지 구절을 형식은 한번 더 읽어 보았다. 그러고 '나는 무엇을 구하오. 그것은 이성인가 보오. 이
것을 못 얻으면 죽을 것 같소' 하는 구절과, '내가 구하는 것은 정신적이라든지 육적이라든지 하는 부분적 사랑이 아니
요, 영육(靈肉)을 합한 전인격적 사랑이외다' 한 구절을 생각하매, 병국의 괴로워하는 모양이 역력히 눈에 보이는 듯하
여 무한히 동정이 갔다. 그러나 형식은 또 자기의 처지를 생각한다. 선형은 과연 자기를 사랑하여 주는가. 자기는 선형
에게 '부분적이 아니요 전인격적인 사랑'을 받는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하여도 선형의 자기에게 대한 태도는 냉담한
것 같다. 이 약혼은 과연 사랑을 기초로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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