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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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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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은 일변 정거장에 나가서 역장과 교섭하여 대합실을 회장으로 쓰기로 하고, 일변 순사를 파송하여 각 여관과 시가에
이 뜻을 말하게 하였다. 중간에서 사오 시간이나 기다리기에 답답증이 났던 승객들은 일제히 대합실에 모여들었다. 그 속
에는 간혹 흰옷 입은 삼등객도 섞였다. 걸상을 있는 대로 내다 놓고, 근처 여관에서도 걸상을 모아다가 둘러 놓았다.
좁은 대합실은 가득 찼다. 출찰구 곁에 큰 테이블을 놓아서 무대를 만들었다. '자선 음악회'라는 말은 들었으나 어떠한
사람이 나오는지 모르는 군중은 눈이 둥글하여 무대만 바라본다. 이윽고 서장이 무대 곁으로 가더니 일동을 둘러보며,
"이렇게 모이시기를 청한 것은 다름이 아니외다. 여러분! 저 산기슭을 보시오. 저기는 수재를 당하여 집을 잃은 불쌍한
동포가 밥도 못 먹고 비에 젖어서 방황합니다. 그런데 아까 (어떤) 아름다운 처녀가 경찰서에 와서 저 불쌍한 동포들
에게 한 끼나 따뜻한 밥을 먹이기 위하여 음악회를 열게 하여 달라 합디다. 우리는 그 처녀가 얼마나 음악을 잘하는지를
모르거니와 그의 아름다운 정성이 족히 피 있고 눈물 있는 신사 숙녀 제씨를 감동시킬 줄을 확신합니다" 하며, 서장은
눈물이 흐르고 말이 막힌다. 일동의 얼굴에는 찌르르 하는 감동이 휙 지나간다. 여기저기서 코를 푸는 부인의 소리도
난다. 서장은 말을 이어,
"여러분! 우리는 그 처녀의 정성에 대답함이 있어야 할 것이외다. 이제 그 처녀를 소개합니다" 하고 저편 구석에 가지
런히 섰던 세 처녀를 부른다. 바이올린을 든 병욱을 선두로 하여 세 처녀는 은근히 일동에게 경례를 한다. 대합실이 터
져라 하고 박수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사람은 감격함이 극하여 소리를 치는 이도 있다.
병욱은 세 사람을 대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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