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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l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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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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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잠시 말을 끊고 '너는 신용할 놈이지' 하는 듯이 형식을 본다. 형식은 남이 젊은 딸을 제게 맡기도록 제 인격을
 신용하여 주는 것이 한껏 기쁘고, 자랑스러우면서도, 아까 입에 손을 대고 냄새나는 것을 시험하던 생각을 하면 부끄럽
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복받쳐 올라온다. 그러나 기실 장로는 여러 사람의 말도 듣고 친히 보기도 하여 형식의 인격을 아
주 신용하므로 이번 계약을 맺은 것이라. 여간 잘 알아보지 아니하고야 미국까지 보내려는 귀한 딸을 젊은 교사에게 다만
 매일 한 시간씩이라도 맡길 리가 없는 것이라. 장로는 다시 말을 이어,
"하니까 노형께서 맡아서 일년 동안에 무엇을 좀 알도록 가르쳐 주시오."
"제가 아는 것이 없어서 그것이 민망하올시다."
"천만에. 영어뿐 아니라 노형의 학식은 내가 다 들어 아는 바요."
하고 다시 초인종을 울리니, 아까 나왔던 계집아이가 나온다.
"얘, 이것(화채 그릇) 들여가고 마님께 아씨 데리고 이리 나옵시사고 여쭈어라."
"녜" 하고 소반을 들고 들어가더니, 저편 방에서 소곤소곤하는 소리가 들린다. 형식은 장차 일생에 처음 당하는 무슨 
큰일을 기다리는 듯이 속이 자못 덜렁덜렁하며 가슴이 뛰고 두 뺨이 후끈후끈한다. 형식은 장로의 눈에 아니 띄우리만큼 
가만가만히 옷깃을 바르고, 몸을 바르고, 눈과 얼굴에 아무쪼록 젊지 아니한 위엄을 보이려 한다.
이윽고 건넌방 발이 들리며 나이 사십이 될락말락한 부인이 연옥색 모시 적삼, 모시 치마에 그와 같이 차린 여학생을 뒤
세우고 테이블 곁으로 온다. 형식은 반쯤 고개를 숙이고 일어나서 공손하게 읍하였다. 부인과 여학생도 읍하고, 장로의 
가리키는 교의에 걸터앉는다. 형식도 앉았다.
장로가 형식을 가리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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