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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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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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교사의 몸이 되어 동정하고 말고를 말할 수가 없지마는 다시 생각하여서 일이 없도록 하여야지" 하고 두 청년을
돌려보냈다. 형식도 마음으로는 무론 배학감의 배척에 찬성하였다. 교실에서 무슨 말하던 끝에 혹 그 비슷한 말을 한두
번 한 적도 있었다. 사백여 명 학생과 십여 명 교원 중에 배를 좋아하는 사람은 오직 하나도 없었다. 교원들도 아무쪼
록 배학감과 말을 아니하려 하고 학생들도 길가에서 만나면 못 본 체하고 지나간다. 누군지 모르나 익명으로 배학감에게
학감 사직의 권고를 한 자도 있고, 혹 배학감이 맡은 역사나 지리 시간에 칠판에다가 '배학감을 교장으로 할사, 배학감
은 천하 제일 역사 지리사라' 하는 등 풍자하는 글을 쓰고, 혹 뒷간에다가 '배학감 요리점이라' 하고 연필로 쓴 어린
글씨는 아마 일이년급 학생이 배학감에게 '너도 사람이냐' 하는 책망을 받고 나와 분김에 쓴 것인 듯. 교사치고 별명
없는 이가 없거니와 배학감은 그 중에도 가장 별명이 많은 사람이라. 다른 교사의 별명은 다만 재미로 짓는 것이로되,
배학감의 별명은 미움과 원망으로 지은 것이라. 얼굴이 빨개지며 '너도 사람이냐' 하는 혹독한 책망을 받은 어린 학생
들은 당장은 감히 대답을 못하되, 문 밖에만 나서면 혀를 내어밀고 (제가) 특별히 (짓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남이 지
어 놓은 별명을) 새 별명을 이삼 차 부르고야 얼마큼 분이 풀린다. 어린 학생들은 이 별명이라는 방법으로 혹독한 배학
감에게 대한 분풀이하는 약을 삼았다. 그러므로 여러 학생이 한꺼번에 배학감에게 '너희도 사람이냐' 하는 책망을 받은
때에는 일동이 한곳에 모여앉아, 마치 큰절에서 아침에 중들이 모여앉아 염불하듯이 배학감의 별명을 있는 대로 부른다.
한참이나 열이 나서 별명을 부르다가 적이 속이 시원하게 되면, "와, 와라, 후레, 라후레" 하고 모든 별명 중에 가
장 (그) 경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별명을 부르고는 박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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