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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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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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채가 평양서 기생이 되어 맨 처음 '형님' 하고 정들인 기생은 계 월화라 하는 얼굴 곱고 소리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때에 평양 화류계에 풍류 남자들의 눈은 실로 이 월화 한 사람에게 모였었다. 월화는 단율도 잘 짓고 묵화도 남 지지
아니하게 쳤다. 그래서 월화는 매우 자존하는 마음이 있어서 여간한 남자는 가까이하지도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퇴맞은
남자들에게는 '교만한 년' '괘씸한 년'이라는 책망도 듣고, 그 소위 어미 되는 노파에게는 '손님께 공손하라'는 경계
도 들었다. 그러나 월화는 자기의 얼굴과 재주를 높이 믿었다. 그래서 제 눈에 낮게 보이는 손님을 대할 때에는, "솔
이 솔이 하니 무슨 솔이로만 여겼던가 / 천인 절벽에 낙락장송 내 기로다 / 길 아래 초동의 낫이야 걸어 볼 줄 있으
랴" 하는 솔이〔松伊〕가 지은 시조를 불렀다. 그래서 그의 친구들은 월화를 '솔이'라고 별명을 지었다. 실로 월화의
이상은 '솔이'였었다. 영채가 월화를 사랑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라. 영채의 눈에 월화라는 기생은 족히 열녀전에 들어
갈 만하다 하였다. 그러고 '솔이'라는 기생이 어떠한 기생인지도 모르면서 월화가 솔이를 이상으로 하는 것을 보고 자기
도 그 모양으로 솔이를 이상으로 하였다. 영채가 일찍 월화에게 안기며, "형님! 형님과 저와 솔이와 세 사람이 친구가
됩시다" 한 일이 있었다. 그러고 나도 반드시 월화 형님과 같이 솔이가 되리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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