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ro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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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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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어디 가셨니?" 한다.
(병국은 영채를 손님이라고 부른다.) 병욱은 고개를 번쩍 들고 웃으면서,
"손님 어디 오셨어요. 어디서 왔나요?"
병국은 누이가 자기를 조롱하는 줄을 알면서도 정직하게,
"아, 그이 말이다."
"아, 그이가 누구 말이야요?" 병욱은 병국이가 영채를 위하여 괴로워하는 줄을 알므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병국은,
"그만두어라" 하고 휙 돌아앉는다. 병국은 견디지 못하여 일어서서 나가랸다. 병욱은 뛰어나와 병국의 소매를 당기며,
"오빠, 들어오십시오. 내가 잘못했으니."
"싫다, 어디 가야겠다" 하고 팔을 잡아챈다. 병욱은 깔깔 웃으며,
"글쎄 여쭐 말씀이 있으니 여기 좀 앉으셔요" 하는 말에 병국은 또 앉았다. 병욱의(병욱은) 손으로 병국의 등에 붙은
파리를 잡으며,
"오빠, 무슨 근심이 있어요?" 하고 웃기를 그치고 병국의 얼굴을 모로 본다. 병국은 놀라는 듯이 고개를 돌려 병욱을
보며,
"아니, 왜? 무슨 근심 빛이 보이니?"
"녜, 어째 무슨 근심이 있는 것 같애요" 하고 '나는 그 근심을 알지' 하는 듯이 생긋 웃는다. 병국은 머리를 벅벅
긁더니 웃으면서,
"양잠회사를 꼭 세워야 하겠는데 아버지께서 허락을 아니 하시는구나. 그래서 지금도 그 일로 갔다가 오는 길이다. 너는
바이올린이나 뽕뽕 울리고, 나는 돈을 벌어야지......."
병욱은 한 걸음 물러서서 다른 데를 보며 비웃는 듯이,
"흥, 그것이 근심입니다그려. 내가 돈을 너무 써서. 그렇거든 그만둡시오. 나는 내 손으로 돈을 벌어서 공부하지요.
여자는 저 먹을 것도 못 번답디까." 병국은 껄껄 웃으며,
"잘못했소, 누님. 그렇게 성내실 게야 있소? 제가 남을 조롱하니까, 나도 당신을 조롱하지요."
병욱은 다시 병국의 곁에 와 서며,
"그것은 농담이구요" 하고 앉아서 몸을 우쭐우쭐하며 소리를 낮추어, "오빠, 나 영채 데리고 동경 가요. 좋지요?"
"네 마음대로 하려무나" 하고 극히 냉정한 체하나 벌써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말을 왜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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