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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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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은 마음속으로, '영채 씨, 아름다운 영채 씨, 박선생의 따님인 영채 씨, 나는 영채 씨를 사랑합니다. 이렇게 사
랑합니다' 만일 이와 같이 사랑하면 지하에 누워 계신 그 부친이 오죽이 즐거하실까. 그리하고 일후(만일~일후 : 하고
 두 팔을 벌리고 안는 시늉을 하였다. 형식의 생각에 영채의 따뜻한 뺨이 자기의 뺨에 와 스치고 입김이 자기의 입에 
와 닿는 듯하였다. 형식의 가슴은 자주 뛰고 숨소리는 높아졌다. 옳다, 사랑하는 영채는 내 아내로다.) 회당에서 즐겁
게 혼인 예식을 행하고 아들 낳고 딸 낳고 즐거운 가정을 이루리라 하였다.
그러나 영채는 어디 있는가. 지금 어디 있는가. 형식은 또 불쾌한 마음이 생긴다. 영채가 어떤 남자와 희학하는 모양이
 눈에 보인다(남자와~보인다 : 남자에게 안겨 자는 모양이 눈에 보인다. 형식이 영채의 자는 방에 들어가니 영채는 어
떤 사나이를 꼭 껴안고 고개를 번쩍 들고 형식을 보며, 히히히 하고 웃는 모양이 보인다).
형식은 '여보, 영채, 이것이 웬일이오' 하고 발길로 영채의 머리를 차는 양을 생각하면서 정말 다리를 들어 모기장을 
탁 찼다. 모기장을 달았던 끈이 뚝 끊어지며 모기장이 얼굴을 덮는다. 형식은 벌떡 일어나 모기장을 집어던지고 궐련을 
붙였다. 노파는 벌써 잠이 든 듯하고 서늘한 바람이 무슨 냄새를 띄워 솔솔 불어온다. 형식은 손에 든 궐련이 다 타는
 줄도 모르고 멍멍하게 마당을 바라보더니, 무슨 생각이 나는지 마당으로 뛰어나온다.
교동 거리에는 늦게 돌아가는 사람의 구두 소리가 나고 잘 맑은 여름 하늘에는 별이 반작반작한다. 형식은 하늘을 바라보
다가 휙 돌아서며 혼자말로,
"참 인생이란 우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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