Книга · 무정
Страница 133 из 374
Автор: 이광수
Время0:00
Скорость (WPM)0.0
Точность100.0%
Нажмите старт и печатайте строки точно. · Backspace отключен — продолжайте даже после ошибки.
형식의 말은 노파에게 대하여는 철학(哲學)이요, 종교(宗敎)였다. 그러나 노파는 이것을 형식에게서 얻은 줄로 생각지
아니하고 이것은 제 속에서 나오는 지식이거니 한다. 이는 결코 남의 은혜를 잊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형식에게서 얻은
줄을 모르는 까닭이라. 그러므로 노파가 형식을 위로하려 할 때에는 첫마디만 들으면 형식은 노파의 하려는 말을 대강은
짐작하고 혼자 빙긋이 웃곤 하였다. 그러나 열 번에 한 번이나 혹은 스무 번에 한 번씩 노파의 특유한 사상도 있었다
. 노파는 극히 둔하나마 추리력(推理力)이 있었다. 형식에게서 들은 재료로 곧잘 새로운 명제(命題)를 궁리하여 내는
수도 있었다.
노파의 하는 말은 자기에게 들은 것인 줄은 알면서도 같은 말이라도 노파의 입으로서 나오면 새로운 맛이 있었다. 다 같
이 '세상이란 다 그렇고 그렇지요' 하는 말이라도 형식의 입에서 나올 때와 노파의 입에서 나올 때와는 뜻과 맛이 달라
진다. 이러므로 형식은 노파에게서 제가 하던 말을 도로 들으면서도 큰 위로를 받았다. 그러나 노파가 특별히 발명한 진
리인 듯이 형식의 하던 말을 낭독할 때에는 형식은 웃음을 금하지 못하였다. 아무려나 노파도 형식을 좋아하고 형식도 노
파를 좋아하였다. 그러나 형식도 노파를 불쌍히 여기고 노파도 형식을 불쌍히 여겼다. 노파는 젊었을 때에 어떤 양반집
종이었다. 그러다가 그 양반집 대감의 씨를 배에 받아 한참은 서슬이 푸르렀었다. 그 대감의 사랑은 극진하여 동무들도
자기를 우러러보고 자기도 동무들에게 자랑하였었다. 그러나 노파는 그 늙은 대감에게 만족지 못하여 몰래 그 대감집에 다
니는 어떤 젊고 어여쁜 문객과 밀통하다가 마침내 대감에게 발각되어, 그 문객은 간 곳을 모르게 되고 자기는 인두로 하
문을 지짐이 되어 그만 사오 삭의 영화가 일조에 한바탕 꿈이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노파는 벼슬하는 양반의 세력 좋음
을 잘 보았다. 그의 생각에 세상에 벼슬을 못 하는 남자는 불쌍한 사람이라 한다. 그래서 노파는 삼 년 전부터 형식에
게 벼슬하기를 권하였다. 그러나 형식은 웃으며, "나와 같은 사람에게 누가 벼슬을 주나요?" 하였다. 노파는 형식의
재주 있음을 알고 사람이 좋음을 안다. 그러므로 형식은 마땅히 벼슬을 하여야 할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노파는 형식을
찾아오는 금줄 두르고 칼 찬 사람들을 볼 때마다 '왜 우리 형식 씨는 벼슬을 아니하는고' 하고 혼자 형식을 위하여 괴
로워한다. 그래서 그 금줄 두르고 칼 찬 손님이 돌아가면 으레 "왜 나리께서는 벼슬을 아니하셔요?" 한다. 그때마다
형식은 "내게야 누가 벼슬을 주나요?" 하고 웃는다. 그러나 아무리 말을 하여도 형식이가 듣지 아니함을 보고 노파는
일년 전부터는 그러한 말을 하지 아니하였다.
Нажмите старт и печатайте строки точно.
Не нача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