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ap · 무정
Sayfa 103 / 374
Yaza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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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채야, 나는 내가 구하던 사람을 찾았다. 나는 부벽루에서 함교장의 풍채를 보고 말을 들으매, 자연히 정신이 황홀하
여짐을 깨달았다. 그러고 오늘 저녁 그의 풍채와 말을 또 들으니, 내 마음은 온통 그이게로 가고 말았다. 조선 천지에
서 내가 찾던 사람을 이제야 만났구나" 하고 빙긋이 웃는다. 영채는 그제야 월화의 눈물 뜻을 깨달았다. 자기는 함교장
을 아버지같이 생각하였는데, 월화는 자기의 정든 님같이 생각하더구나 하였다. 그러고는 다시 월화의 얼굴을 보았다. 월
화의 눈썹에는 맑은 눈물이 맺혔다. 월화는 다시,
"영채야, 너는 그때에 부벽루에서 부르던 노래 뜻을 아느냐?
천하 사람 꿈꿀 제
나만 일어나
하늘을 우러러
슬픈 노래 부르네
이 노래 뜻을 아느냐?"
영채는 아는 듯도 하면서도 말할 수는 없어 잠자코 앉았다. 월화는 영채를 이윽히 보더니,
"온 조선 사람이 다 자고 꿈을 꾸는데 함교장 혼자 깨어 일어났구나. 우리를 찾아오는 소위 일류 신사님네는 다 자는
사람들인데, 그 속에 깨어 일어난 것은 함교장뿐이로구나."
영채는 과연 그럴듯하다 하고,
"그러면 왜 하늘을 우러러 슬픈 노래를 부르나요?"
"깨어 일어나 본즉 천하 사람은 아직도 꿈을 꾸겠지. 암만 깨어라 깨어라 하여도 깰 줄은 모르고 잠꼬대만 하니 왜 외
롭고 슬프지를 아니하겠느냐. 그러니까 하늘을 우러러 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이지" 하고 영채의 손을 잡아 끌어다가 자기
의 무릎 위에 엎디게 하고,
"그런데 나도 역시 하늘을 우러러 슬픈 노래를 부른다."
영채는 얼마큼 알아들으면서도, "왜? 왜 슬픈 노래를 불러?" "평양성내 오륙십 명 기생 중에 나밖에 깨인 사람이 누
구냐. 모두 다 사람이 무엇인지, 하늘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중에 나밖에 깨인 사람이 누구냐. 나는 외롭구나, 슬프구나
, 내 정회를 들어 줄 사람이라고는 너 하나밖에 없구나" 하고 영채의 등에 이마를 비비며 영채의 허리를 끊어져라 하고
끌어안는다. 영채는 이제는 월화의 하는 말을 다 알아듣는다. 월화는 다시 말을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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