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ap · 무정
Sayfa 122 / 374
Yaza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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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는 김현수, 배명식 양인에게 박승을 지워 마당으로 끌고 들어왔다. 형식은 당장 마주 나가서 그 두 사람의 살을 뜯
어 먹고 뼈를 갈아 먹고 싶었다. 두 사람은 그래도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네는 결코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네의 생각에 기생 같은 계집은 시키는 말을 아니 들으면 강간을 하여도 관계치 않다 한다. 그네는 여염집
부인이 남의 남자와 밀통함이 죄인 줄을 알건마는 기생 같은 것은 으레 아무나 희롱하는 것이 마땅하다 한다. 여염집 부
녀에게는 정절이 있으되, 기생에게는 정절이 없는 것이라 한다. 과연 그네의 생각하는 바는 옳다. 법률상 기생은 소리와
춤으로 객을 대하는 것이라 하건마는, 기실은 어느 기생치고 밤마다 소위 '손을 보'지 아니하는 자가 없다. 그러므로
김현수나 배명식의 생각에, 기생이라는 계집사람은 모든 도덕과 모든 인륜을 벗어난 일종 특별한 동물이라 하였다. 그러
므로 그가 오늘 저녁에 한 일이 결코 도덕이나 양심에 거슬리는 행위인 줄로는 생각지 아니한다. 다만 귀찮은 법률이라는
것이 있어 '부녀의 의사를 거슬리고 육교를 한 것'을 강간죄라 할 것이 두려울 뿐이었다. 그러므로 그네가 만일 이
자리를 벗어나기만 하면 내일 아침부터는 자기네는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인 줄로 알 것이라. 다만 배명식은 소위 교육자라
는 명목을 띠고서 이러한 허물로 박승을 지게 되면, 경성학교의 학감의 지위가 위태할 것을 근심하였을 뿐이라.
형식은 분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인 두 사람을 보았다. 김현수로 말하면 마땅히 그러할 사람이라 하더라도, 소위 교육자라
일컫는 배명식이가 이런 대죄악을 범하였음을 보고 더욱 분하여 하였다. 형식은 배의 곁에 서며 조롱하는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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