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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za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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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모기장을 바라보고 모기장 밖에서 앵앵하는 모기의 소리를 듣다가 다시 눈을 감으며 싱긋 혼자 웃었다. 아까 영채
의 태도는 과연 아름다웠다. 눈썹을 짓고, 향수내 나는 것이 좀 불쾌하기는 하였으나 그 살빛과 눈찌와 앉은 태도가 참
 아름다웠다. 더구나 그 이야기할 때에 하얀 이빨이 반작반작하는 것과 탄식할 때에 잠깐 몸을 틀며 보일 듯 말 듯 양
미간을 찌그리는 것이 (못 견디리만큼 어여뻤다.) 아까 형식은 너무 감격하여 미처 영채의 얼굴과 태도를 자세히 비평할
 여유가 없었거니와 지금 가만히 생각하니 영채의 일언 일동과 옷고름 맨 모양까지도 (못 견디게) 어여뻐 보인다. 형식
은 눈을 감고 한번 더 영채의 모양을 그리면서 싱긋 웃었다. 도리어 저 김장로의 딸 선형이도 그 얌전한 태도에 이르러
서는 영채에게 및지 못한다 하였다. 선형의 얼굴과 태도도 얌전치 아니함이 아니지마는 영채에 비기면 변화가 적고 생기가
 적다 하였다. 선형은 가만히 앉았는 부처와 같다 하면, 영채는 구름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선녀와 같다 하였다.
 선형의 얼굴과 태도는 그린 듯하고, 영채의 얼굴과 태도는 움직이는 듯하다 하였다. 영채의 얼굴은 잠시도 한 모양이 
아니요, 마치 엷은 안개가 그 앞으로 휙휙 지나가는 모양으로 얼굴의 빛과 눈찌가 늘 변하였다. 그러면서 그 변하는 모
양이 말할 수 없이 아름답고 얌전하였다. 그의 말소리도 정이 자아침을 따라 높았다 낮았다, 굵었다가 가늘었다, 마치 
무슨 미묘한 음악을 듣는 듯하였다. 실로 형식과 노파가 그렇게 슬퍼하고 눈물을 흘린 것은 영채의 불쌍한 경력보다도 그
 경력을 말하는 아름다운 말씨였었다. 형식은 아까 품었던 영채에게 대한 불쾌한 감정을 다 잊어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영채의 모양을 대하여 한참 황홀하였다. 형식의 눈앞에 보이는 영채가, '형식 씨, 저는 세상에 오직 당신을 믿을 뿐이
외다. 형식 씨, 저를 사랑하여 주십시오. (저는 이 외로운 몸을 당신의 품속에 던집니다)' 하고 눈물 고인 눈으로 
형식을 쳐다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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