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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zar: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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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연치가 상적하고 의취가 상합하므로 김종렬과 김계도 양인은 절친한 지기지우라. 김종렬의 생각에는, 세상에 족히 
마음을 허하고 서로 천하를 의논할 사람은 나폴레옹과 김계도밖에는 없다 하였다. 그는 무론 나폴레옹의 자세한 전기도 한
 권 읽지 아니하였으나, 다만 서양사에서 얻어들은 재료를 가지고 즉각적으로 나폴레옹은 이러한 사람이어니 하여 자기의 
유일한 숭배 인물을 삼았다. 친구와 이야기를 할 때에도 나폴레옹이요, 동창회에서 연설을 할 때에도 나폴레옹이라. 모든
 것에 나폴레옹을 인용하므로 학생들은 그를 나폴레옹이라고 별호를 짓고, 얼굴이 검다 하여 그의 별호에 '검은'이라는 
형용사를 붙여 '검은 나폴레옹'이라고 부르게 되고, 혹 영리한 학생은―이희경도 그렇다― 발음의 편의상 '검은 나폴레옹
'을 줄여 '검나, 검나' 하고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나폴레옹이 법국 황제인 줄은 알지마는 원래 지중해 중에 
있는 코르시카 섬 사람인 줄은 모른다. 워털루에서 영국 장수 웰링턴에게 패하여 대서양 중 세인트헬레나라는 외로운 섬에
서 나폴레옹이 죽었단 말을 역사 교사에게 들었으나, 그는 '워털루'라든가 '세인트헬레나'라든가 하는 배우기 어려운 말
은 다 잊어버리고 다만 나폴레옹은 패하여 대서양 중 어떤 섬에서 죽었다고 기억할 뿐이라. 그러면서도 나폴레옹은 자기의
 유일한 숭배 인물이라. 말하자면 김종렬의 이른바 나폴레옹은 코르시카에서 나고 프랑스에 황제가 되었던 나폴레옹이 아니
라, 김종렬이가 하느님이 자기 모양으로 아담을 만들었다는 전설과 같이 자기 모양으로 나폴레옹을 만든 것이라. 이 나폴
레옹 숭배자는 형식에게 인사한 뒤에 엄연히 꿇어앉아, "저희가 선생님을 뵈오러 온 뜻은......" 하고 말을 시작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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