图书 · 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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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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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채는 수건으로 눈을 씻으며 얼굴을 찌푸리고 속으로 '에구 아파' 하였다. 석탄 가루가 처음에는 눈 윗시울 속에 들어
간 듯하더니 한참 비비고 난 뒤에는 어디 간지를 알 수 없고 다만 아프기만 하였다. 그래도 수건을 눈 속으로 넣어서
씻어 내려 하다가 마침내 나오지 아니함을 보고 영채는 화를 내어 차창에 손을 대고 손 위에 얼굴을 대고 엎디어 울었다
. 지금껏 졸던 슬픔이 갑자기 깨어난 모양으로 눈물이 쏟아진다. 무슨 까닭인지도 모르게 그저 슬프기만 하여 소리를 참
고 울었다. 지금껏 꿈속 같던 정신이 갑자기 쇄락하여지는 듯하였다. 지나간 모든 생각이 온통 슬픔을 띠고 분명하게 마
음속에 일어난다. 영채는 눈에 석탄 가루 들어간 것도 잊어버리고 혼자 슬퍼서 울었다. 오늘 저녁이면 나는 죽는다. 나
는 대동강에 빠진다. 이 눈물도 없어지고 몸에 따뜻한 기운도 없어진다. 오늘 본 산과 들과 사람은 다 마지막 본 것이
다. 나는 몇 시간 아니 하여서 죽는다 하는 생각이 바늘 끝 모양으로 전신을 폭폭 찌른다. 내가 왜 났던고, 무엇 하
러 살아왔는고, 하는 후회도 난다.
이때에 누가 영채를 가볍게 흔들며,
"여봅시오. 고개를 드셔요" 한다. 영채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겨우 한 눈을 떠서 그 사람을 보았다. 어떤 일복
입은 젊은 부인이 수건을 들고,
"이리 돌아앉으세요. 눈에 석탄 가루가 들어갔어요? 제가 씻어 내 드리지요" 하고 방그레 웃더니 영채의 얼굴에 슬픈
빛이 있는 것을 보고 한번 눈을 치떠서 영채의 얼굴을 본다. 영채는 감사한 듯도 부끄러운 듯도 하면서 그 부인의 말대
로 돌아앉으며,
"관계치 않습니다" 하고 고개를 숙였다. 부인은 영채를 안을 듯이 마주앉으며,
"아니야요. 석탄 가루가 눈에 들어가면 잘 나오지를 아니해요" 하고 수건을 손가락 끝에 감아 들고 한편 손으로 영채의
눈을 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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