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作者: 이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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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형의 가슴은 그렇게 평안하지 아니하였다. 형식이가 영채를 찾아가고 없는 동안에 더욱 마음이 산란하게 되었다.
 영채가 이 차에 탔단 말을 듣고 몹시 괴로워하는 형식의 모양을 보매 암만해도 형식의 마음에는 자기보다도 영채가 더 
사랑스러운 것같이 보인다. 설혹 형식의 말과 같이 영채가 죽은 줄을 믿고 자기와 약혼을 하였다 하더라도 형식의 가슴속
에는 영채의 기억이 깊이깊이 들어박혀서 자기는 용납할 곳이 없는 것 같다. (영채가 없으므로 부득이 자기를 사랑하려 
하다가 이제) 영채가 살아난 줄을 알매 다시 영채에게 대한 애정이 일어나는 것 같다. 자기는 형식에게 대하여 임시로 
영채의 대신을 하여 준 듯하다. 이렇게 생각하매 더욱 불쾌하여진다.
'옳지, 영채가 없으니깐 나를 사랑하였지' 하고 선형은 얼굴을 찌푸린다. '그러면 나는 이형식의 노리개가 되었던가' 
하고 한참 몸을 흔든다. '옳지, 아마 형식이가 미국 유학에 탐을 내어서 나와 약혼을 한 게다' 하고 벌떡 일어선다.
 '아아, 나는 남의 첩이 된 셈이로구나!' 하고 주먹을 불끈 쥔다. 형식을 정직한 사람으로 믿었던 것이 후회도 난다
. "나를 사랑하시오?" 할 때에 "아니오, 나는 당신을 조곰도 사랑하지 아니하오" 하고 슬쩍 돌아서지 못한 것도 분
하고, 형식이가 손을 잡을 때에 순순히 잡힌 것도 분하고 모든 것이 다 분하여진다. 선형은 다시 펄적 주저앉으며, '
아아, 내가 그러한 사람을 따라 미국을 가누나' 하고, 방금 울음이 터질 듯이 코를 실룩실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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